본문 바로가기
놀러다니는 최선생/일상

시름시름 앓았습니다.. (feat. 선별진료소, 코로나19 음성)

by Choi선생 2020. 6. 23.
728x90
반응형

안녕하세요, 고열로 시름시름 앓다가 이제야 좀 정신을 차리고 안부 인사로 돌아온 최선생입니다.  

 

-DAY 1- 미열 발생

지난 금요일 밤, 집에서 여자친구와 저녁을 먹고 같이 얘기하며 놀고있는데, 여자친구가 제 이마를 만지더니 불덩이라는 겁니다. 

근데 왜 저는 몰랐을까요..? 아무 느낌없이 저녁을 맛있고 재밌게 먹고, 혹시나 해서 약을 먹고 누웠는데..

 

다음날 아침, 역시나 몸에 고열이 솟고 근육통까지 왔습니다. 

순간, '아 큰일났다' 싶었죠.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내가 코로나면 여자친구도 옮았을텐데 어쩌지'였습니다. 

그리고 그 전날 저희 집에서 회사 선배 두 명이 집들이차 놀러와서 술 한잔하고 갔더랬죠..

 

일단 불편한 몸을 이끌고 눈 뜨자마자 병원을 가서 주사맞고 약을 타왔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아무거나 입에 쑤셔넣고 

약을 먹었죠. 그리고 또 잤습니다.

 

그 날 저녁, 정말 정말 고맙게도 여자친구가 어차피 이미 오빠가 코로나면 나도 코로나다 라고 하며, 저녁도 맛있는 걸 사다줬고

입맛은 하나도 없었지만, 정말 맛있게 싹싹 다 먹어치웠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괜찮겠지라고 여기며 잤습니다.

 

-DAY 2- 자가 격리 시작

토요일 저녁 약을 먹고 잤는데, 일요일 새벽 오한과 함께 잠에서 깼습니다. 열이 하나도 안내려갔네요. 

일단 약을 계속 열심히 먹고, 꾸역꾸역 아무거나 먹으면서 버텼습니다. 제가 원래 산책을 정말 좋아합니다.

저는 집돌이랑은 거리가 멉니다. 집에 있는 것보다 바깥 생활을 좋아하는데, 이틀째 바깥을 못나가니 너무 답답했죠. 

 

하루종일 잠, 밥, 약, 잠, 밥, 약의 반복이었습니다. 그렇게 하고 내일은 열이 가라앉겠지 싶었고, 출근해야지.. 하고

마음먹고 일찍 눈을 감았습니다. 

 

-DAY 3- 고열 PEAK, 선별진료소

월요일 새벽 4시, 너무 너무 추워서 잠에서 깼습니다. 집 온도는 28도인데 말이죠. 얼른 약을 먹었습니다. 30분 뒤 다시 땀이 뻘뻘 나며 열이 내리는 듯 했고, 6시반까지 결국 잠에는 못들었습니다. 그때부터 겁이 조금 났고, 회사를 가는 건

민폐다 싶었습니다. 우선 팀장님께 새벽에 일찍 카톡했습니다. 출근 못하겠다고. 그리고 바로 다시 병원으로 갔죠.

 

내과 선생님 왈, "이젠 본인도 확신할 수 없다. 분명 위험성이 있으니 선별진료소를 한 번 가보는 게 좋겠다"고 하시며,

소견서를 써주셨습니다. 정신이 하나도 없는 채로 병원을 나와 영등포구 보건소로 택시를 타고 향했습니다. 택시는 카카오 택시로 어지간하면 카드 같은 걸 주고받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마스크도 꼭 눌러썼으며, 택시를 타자마자 손소독제로 손을 닦았습니다. 

 

그렇게 선별진료소에 도착했습니다. 꽤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있더랬습니다. 대기는 10분 정도 한 것 같고, 간단한 인적사항을 종이에 적고 기다렸습니다. 검사는 정말 간단합니다. 봉 두개 중 하나는 코에 쑥 쑤시고, 하나는 입 천장에 쑥 쑤십니다. 실제 검사 시간은 30초도 안 걸리는 것 같아요. 암튼 그렇게 진료를 마치고 다시 택시타고 돌아왔습니다. 

 

저녁 6시쯤 열이 정말 심하게 올랐습니다. 몸이 너무 떨려서 깔깔이도 입고 있는데도 추웠죠. 얼른 약을 먹고 침대에 이불덮고 누웠습니다. 30분쯤 후에 땀이 주르륵 흐르며 체온이 좀씩 돌아왔는데 정말 왜 이렇게 열이 안 떨어지나 싶었습니다.

 

그렇게 혼자 정말 몇 년 만에 끙끙 앓다가 약을 먹고 잠들었는데, 이번엔 잠을 좀 자고 싶어서 새벽에 시간을 맞춰놓고 일어나서 약을 한 번 더 먹었습니다. 

 

-DAY 4- 음성 판정, 회복기

 새벽에 약을 한 번 더 먹어서 그런지 정말 4일만에 몸이 그나마 좀 가벼운 것 같았습니다. 간밤에 땀을 진짜 많이 흘리고 잤는데, 그래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일어나서 초조하게 검사결과를 기다리며 아침을 얼른 먹고 또 약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휴가가 아니고 자가격리 재택근무라 어제 퀵으로 받은 노트북으로 일을 하기 시작했죠. 

 

그리고 오전 11시 50분쯤 아래와 같이 문자가 왔습니다.

음성 판정 메세지

 

진짜 이 문자 받기까지 너무 괴로웠습니다. 검사결과 문자 받기까지 딱 24시간 정도 걸렸는데, 너무 스트레스 많이 받은 것 같아요. 다행이다 싶은 마음에 일단 여자친구와 가족, 회사에 알리고 제일 먹고 싶었던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사러 나갔습니다. 물론 마스크 꼭 끼구, 손소독제도 챙기고 나갔습니다.^_^

4일째쯤 되니 이제서야 열이 좀 떨어지는지 오늘은 조금 견딜만 한 것 같습니다. 내일은 회복했으면 좋겠네요. 

 

여러분들, 건강 진짜 잘 챙기세요. 회사생활 꿀팁, 직장인 노하우 이런 거 아프면 다 무슨 소용인가요.

 

일단 건강해야지요. 맞죠??

 

그리고 코로나19 때문에 현장에서 일하시는 분들 어제 처음 뵀습니다. 정말 고생 많이 하시더라구요. 날 더운데 방호복 입고 검사해주시고, 신청받으시고. 우리나라가 이 정도 돌아가는 건 다 그 분들 덕분이라는 거, 어제 몸으로 체감했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의료진 여러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내일은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_^

728x90
반응형

댓글